

오늘은 무언가가 이상했다. 가슴이 답답하면서 먹먹했다.
분명 그렇게 믿었었다. 시간은 흘러갔고 그 사이에서 나는 길을 헤매는 아이처럼 굴었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정답을 알고 싶지 않았다. 아니, 부정했다. 제 감정을 믿고 싶지 않았고 금방이라도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우리는 분명 친구 사이일 텐데. 나 혼자서 너를 좋아하면, 좋아한다면 우리의 사이가 아슬아슬하게 끊기지 않을 정도로 멀어질까 봐 겁이 났다. 그래서 너를 좋아하는 감정을 깨닫고서도 제 감정을 외면했다. 철없는 어린아이처럼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 바라봤다.
이틀조차도 남지 않았다. 이제 너와도 마지막이다. 학교에 여전히 나는 있겠지만 너는 아니었다. 이때가 아니면 너를 잡을 기회는 없었다. 그럼에도 덜컥 겁이 나서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나는 겁쟁이였고 제게 있어 너는 그저 과분한 존재, 그뿐이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기분이 묘해졌다.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았다. 울어본지너무 오래돼버려서 어떻게 우는지조차도 까먹었다. 울컥, 하고 차오르는 감정이 싫었다.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비참해졌다. 내가, 너무 싫어졌다.
눈시울이 붉어졌다. 자존심이 세서, 울리 없으리라 믿었는데 이상하게 오늘만큼은 눈물이 흘러내리더라. 소리조차도 나지 않았다. 말없이, 끅, 끅 거리며 몰래 울었다. 이유는 딱히 없었던 것 같았다. 내가 너무 싫었던 탓이었을까. 차라리 그랬다면 훨씬 더 나았을지도 몰라.
나를 봐주세요, 나를 봐주세요. 한 겨울 꽃 보듯이 나를 봐 주세요.
(밀양 아리랑)